서울 동작경찰서 신대방지구대 이강하 경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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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달 23일 오전 10시46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를 순찰하던 이강하 경위는 '빌라 베란다에 모녀가 갇혀있다'는 소방의 공동대응 요청 신고를 접수했다. 마침 근처에 있던 이 경위는 신고를 받고 화재현장으로 출발했다. 현장에 도착하자 시뻘건 불길이 창밖으로 혀를 내밀었다. 검고 흰 연기가 뿜어나와 건물을 뒤덮었다. 이 경위가 22년 경찰근무 중 마주한 가장 큰 화재였다.
5분 정도 지나고 소방차가 도착했지만 골목이 좁아 진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. 이 경위는 소방차가 들어오는 시간마저 아깝게 느껴졌다. 겁먹을 겨를이 없었다. 모녀가 베란다에 갇혀있다는 신고가 계속 신경쓰였다. 이 경위는 장비도 없이 그대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갔다. 이 경위는 당시를 회상하며 "몸이 먼저 반응했던 것 같아요"라고 밝혔다.
장갑을 낀 손으로 방화문 문고리를 잡자 장갑이 녹았다. 뜨거움을 참고 문을 열자 저 멀리 불길 사이로 갇힌 모녀의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. 2~3미터(m) 정도를 걸어 들어갔지만 실내 불길이 문 쪽으로 치솟았다. 먼저 물이라도 온 몸에 끼얹으려 수도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.
더 이상 들어갈 수 없었다. 밖으로 나오자 소방관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. 이 경위는 소방관을 도와 사다리를 펼치고 장비를 내렸다. 이 경위의 몸은 그을린 냄새로 가득했고 경찰 제복 점퍼는 불똥이 튀어 여러 군데 구멍이 난 상태였다.
소방관들이 창문을 깨고 진입해 모녀를 구출했다. 30대 여성은 머리카락이 타고 온 몸이 검은 상태였지만 안고 있던 아이는 무사했다. 모녀의 안전이 확보되자 이 경위는 건물 내부의 다른 주민들이 생각났다. 화재 진압이 한창인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가 4층부터 내려오며 문을 두드리며 남아있던 7명을 대피시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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